"골프는 ‘젓가락 문화’다."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는 22일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일본 마야자키의 피닉스골프장을 찾은 고국의 팬들을 위한 특별레슨을 이렇게 시작했다. 최경주는 "3~4살 때부터 골프클럽을 잡았던 외국 선수들은 자다가 일어나서 골프채를 잡아도 아무렇지 않지만 우리는 몸 어딘가가 고장이 난다"며 "골프는 젓가락질처럼 어려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열린 한·일 골프담당 기자들과의 라운딩에서도 그는 견고한 그립잡기가 젓가락질처럼 몸에 배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최경주는 던롭피닉스토너먼트(18~21일) 취재차 이 골프장을 찾은 기자들(4개팀)과 9개 홀을 2~3개홀씩 나누어 치면서 자연스럽게 한 수 지도했다. 기자도 최경주와 3홀을 동반 라운딩하는 행운을 잡았다.
홀 공략은 전략적으로 첫번째 홀은 그린이 그대로 보이는 421야드(챔피언티)의 파4홀. 동반자들이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린 반면 최경주는 3번 우드를 잡았다. 스푼을 잡은 이유를 묻자 "홀 공략은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샷=드라이버’라는 고집은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쉽게 버디 퍼트를 놓친 그는 "이놈이 요새 말을 안 들어서 죽겠어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립 잡기가 골프의 90%다 2번홀(파4·441야드)에서도 우드를 잡은 그는 공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에 떨어트렸다. 화이트티(421야드)에서 티샷한 한 기자의 공이 자신의 공보다 멀리 나가자 "레슨받은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을 건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골프는 그립이 전부다. 그립을 잡는 것 하나만 봐도 그 사람의 핸디캡을 알 수 있다"며 "그립은 양손 안쪽에 빈틈이 없도록 견고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법을 묻자 "샤프트를 90도로 세운 상태에서 왼손은 몽둥이를 쥐듯이 잡고 엄지손가락 밑부분을 샤프트에 밀착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 오른손은 손가락과 손바닥이 만나는 지점을 샤프트의 그립 밑에 밀착시키며 단단하게 감싸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만든 ‘V자’ 홈에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조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윙은 본능적으로 해야 한다 3번홀(파3·199야드)에서 최경주는 "스윙은 본능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처음 뇌에서 지시한 대로 치는 것이 가장 좋은 샷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이거 우즈가 샷을 한번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0초 정도다.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적어 후반으로 갈수록 스코어가 좋아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미야자키=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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