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아기 키우는 일만큼 보람 있는 일이 또 있겠어요?"홀트아동복지회 충청사무소에서 6년째 위탁모 일을 하고있는 김경자(54·대전 동구 가양동·오른쪽)씨는 남편 유영구(57·왼쪽)씨와 함께 배냇저고리에 싸인 생후 1주일 된 아기를 들여다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세 자녀 중 2명을 출가시킨 뒤 마음이 부쩍 적적해진 김씨는 6년 전 친구 소개로 홀트아동복지회 위탁가정으로 등록, 입양가정이 정해질 때까지의 신생아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아기가 모두 105명.
김씨는 아예 안방을 아기방으로 꾸며 24시간 아기와 함께 지낸다. 취침, 기상을 함께 하는 것은 물론, 아기가 낮잠자는 시간에 청소, 빨래를 하는 등 모든 일과를 아기에게 맞춘다. 아기를 돌보며 받?일당 1만4,000원은 고스란히 아기를 위해 쓴다. 김씨는 "내 자식 키울 때는 경황이 없었는데 지금은 얼굴만 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아기들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남편 유씨는 "아내는 아기가 종일 칭얼거려도 단 한번도 얼굴을 찌푸린 적이 없다"며 "나도 퇴근 후 함께 아기들을 돌보다 보니 ‘베테랑 아빠’가 됐다"고 자랑했다.
아기와 함께 할 때 행복한 만큼 이별의 고통은 감당키 힘들다. 몇 달 동안 정이 듬뿍 든 아기를 양부모에게 보낼 때는 펑펑 눈물을 쏟는다. 그리고 나서 한동안은 아기 얼굴이 눈에 밟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중병을 앓는다.
"기력이 다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김씨는 "품을 거쳐간 아기들이 좋은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크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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