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양말로 기차놀이를 하니까 정말 재미있어요.”지난 16~19일 서울 성균관대학교 6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04 전국 교구공모전 우수작 전시회장. 어머니나 선생님 손에 이끌려 구경 온 꼬마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색색의 양말은 기차로, 목걸이로, 퍼즐놀이로 자유자재 변신했고 마시고 버린 유아용 음료수 페트병은 탑블레이드(팽이)가 되고 빨강색 물고기들이 노니는 움직이는 어항이 됐다.
유치원 선생님을 따라 구경왔다는 신재원(4ㆍ쌍문삼성어린이집)군은 “처음 보는 장난감들이 많아서 신기하고 재밌다”면서 ‘사진찍기 기차’놀이에 정신이 쏙 팔린 모습이었다.
교구공모전은 삼성복지재단과 여성부가 영유아(1~5세)들의 정서함양과 눈높이 교육을 위한 교구아이디어를 모아 보육계 종사자들에게 널리 알리고현장교육에 활용하도록 하기위한 것으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창의적이고 안전하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제작지침에 맞춰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용품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담아 훌륭한 교육 및 놀이도구로 변신, 소개됐다.
올해 대상 수장작은 경기 양주시 덕계어린이집에서 출품한 양말을 이용한‘재미있는 감각놀이’다.
색색의 목이 긴 면양말에 솜을 넣고 양 끝에 ‘찍찍이’(벨크로)를 붙여서잇고 붙이는 놀이를 하면서 손 근육 운동은 물론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양말 고리’, 콩 쌀 등 여러가지 소리나는 재료를 이용한 ‘소리나는 인형 양말’, 양말 두짝에 펠트로 만든 동물이나 우산 모양 등을 반으로 잘라 붙여 서로 같은 모양끼리 짝을 붙여보는 ‘양말 퍼즐’ 등 흥미로운 놀이도구들로 구성됐다.
‘양말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사용, 촉각과 청각 등 오감은 물론 두뇌자극을 통해 유아의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구성됐으며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유아용 음료수 페트병으로 자석 팽이를 만든 서울시 강남구립대치동어린이집의 ‘매직 페트병’에 돌아갔다. 테니스공에 네개의 얕은 구멍을 내고 페트병 4개를 꽂아 본드로 고정시킨뒤 페트병 위쪽 뚜껑을 잘라서 테니스공 위쪽에 손잡이 대용으로 붙여주면 끝. 네개의 페트병이 무게중심을 이루면서 공의 밑바닥이 회전축이 되어 빙빙 잘 돌아간다.
장려상을 받은 서울 용산 이태원어린이집의 ‘주머니가 있는 아기 포대기’도 간단하면서 톡튀는 아이디어로 시선을 모았다. 아기 업어주기 놀이를즐기는 유아들을 위해 누비천 안쪽에 인형넣는 주머니를 달고 앞쪽 여밈부분에 버클을 달아 혼자서도 인형 업어주기를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주머니가 달려있기 때문에 인형이 자꾸 밑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아기 돌보기 경험을 극놀이로 표현할 수 있고 포대기 조작을 통해 자기 조절 능력을 키워준다’는 평을 얻었다.
행사를 주관한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센터장 유애열 박사(아동교육학)는“가베나 은물이 아니면 아이들 창의력 개발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절대 그렇지않다”며 “이번에 출품된 작품 대부분이 놀이용도가 딱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기 마음대로 변형하면서 능동적으로놀 수 있어 창의력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측은 일반 가정이나 유아원에서 출품작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수상작들의 제작 및 활용방법과 놀이 사진 등을 홈페이지(ww.samsungchild.org)를 통해 계속 공개한다.
/이성희기자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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