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할 때 입을 가리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탁하고 고르지못한 치아를드러낼까 부담을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입냄새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28%가 입냄새로 고민한 적이 있을 정도로 입냄새는 많은 이들에게 공통된 고민거리이다.특히 입냄새를 스스로 자각하는 사람들은 대화할 때 가급적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려고 거리를 두려 애쓰고, 말을 적게 하게 돼 대인관계까지 위축될 수 있다. 입냄새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구강 외적 요인으로는 호흡기질환 비염 편도선염 간질환 소화기장애 등이 있을 때, 혹은구강건조나 혀의 설태 등 나쁜 구강상태나 잇몸질환이 있을 때도 심한 입냄새를 풍길 수 있다. 이외에 흡연이나 부분틀니의 비위생적 관리 등도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흡연과 잇몸질환
나이가 들면 담배로 인한 구취는 더욱 심해진다. 50대 남성 흡연자들 중입냄새로 고민한다면, 금연은 필수다. 흡연은 침분비를 억제해 입안 뿐만아니라 호흡기 점막까지 마르게 하기 때문이다. 또 입안의 산소 농도를 줄임으로써 잇몸질환의 원인인 혐기성 세균을 증식시켜 입냄새를 심하게 한다.
치아의 표면에는 항상 치태(플라그)가 존재한다. 여기에 구강 내의 각종세균이 부착돼 치석으로 진행되면 여러 가지 독소들이 배출되는데, 이를 그냥 놔두면 잇몸질환이 생기게 된다. 잇몸질환이 생기면 구강세포가 파괴될 때 황화합물을 발생시키면서 특유의 입냄새를 유발하게 된다. 칫솔질을할 때 출혈이 있고, 이가 시리거나 씹을 때 통증이 있으면 잇몸질환을 의심해야 하며 이뿌리가 드러나고 치아가 흔들리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질 때도 잇몸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미사랑치과 김규영원장은 “잇몸질환은 정기검진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평소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아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치과 치료 후에는 잇몸질환의 원인인 세균을 제거하는 성분과 출혈·부종 등의 증상을 제거하는 생약성분으로 처방된 바르는 잇몸약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잇몸에 직접 바르는 잇몸약을 손가락에 묻혀 아침 저녁으로 1일 2회 잇몸 맛사지를 하면 잇몸질환에 효과가 있다.
▲ 틀니 관리의 불량
심한 입냄새의 또 다른 원인은 틀니의 비위생적인 관리다. 대부분 틀니사용자는 물세척만 해 틀니를 관리하는데, 비위생적으로 관리했을 경우 틀니표면의 침착물과 플라그로 인해 구취 박테리아가 번식하여 심각한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부분틀니를 늘 청결히 세척, 사용하도록 한다. 틀니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틀니세정제는 틀니 침착물과 플라그까지 제거해주고 특히 구취 박테리아를 제거, 입냄새 제거에 도움을 준다.
틀니세정제를 사용할 때에는 틀니의 재료가 녹아 변형될 위험이 있으므로뜨거운 물은 피해야 한다.
▲ 구강 건조
입 안에 침이 부족할 때도 입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뒤 혹은 심한 공복 상태일 때 입냄새가 심한 것도 침분비가 감소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입 냄새가 나는 것도 역시 침의 분비가 줄어 입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들면 신체대사활동이 약해지면서 침분비도 줄어들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과 접촉이 줄면 입을 여는 횟수가 줄어들어 구취가 심해지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많이 마시고 구강 환기를 하는 것이필요하다.
소화제나 혈압약, 진통소염제를 장기복용할 경우에도 체내 수분과 침이 부족해져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이렇게 입이 건조할 때는 1~2분 동안껌을 씹으면 도움이 된다. 또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혀운동을 늘려 구강내 자정 작용이 활발해지도록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혀의 설태
입속에는 300여 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특히 공기를 싫어하는‘혐기성 세균’의 활동이 활발한 경우 입냄새가 많이 날 수 있다. 혀 뒷부분에희거나 누런 밀가루 반죽 모양으로 끼는‘설태’는 썩은 달걀 같은 입냄새를 낳게 된다. 식사 후 입안에 낀 음식 찌꺼기는 20분이 지나면 부패하기시작하므로 식사 후엔 반드시 이와 혀를 닦는다. 혀는 혀세정기나 칫솔을사용해 뒤쪽에서 앞쪽으로 3~5회 쓸어내려 설태를 제거한다.
입냄새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구강 세정제나 스프레이도 일시적인 도움을줄 수 있다. 병원에서 항균성 양치액을 처방받거나 초음파 치석제거기를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사과 등 섬유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거나 녹차를 마시는 것도 입냄새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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