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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앙상블 '상상' 내일부터 예술의전당서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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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앙상블 '상상' 내일부터 예술의전당서 음악회

입력
2004.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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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에 허윤정, 해금에 강은일, 타악기와 철현금에 유경화. 저마다 독주자로서 빼어난 기량을 인정 받으며 맹활약 중인 세 사람이 2000년 결성한솔리스트 앙상블 ‘상상’. 말 그대로 각자 솔리스트로서 개성을 한껏 드러내면서도 앙상블을 이룬다.3분의 1씩 셋이 모여 1이 아니라 1+1+1, 합쳐서 3이자 동시에 1인 특별한연산, ‘따로 또 같이’의 화학식이 이 팀의 음악 만들기 방식이다.

‘상상’ 이라는 이름은 여러 가지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맘대로 상상(想像)한다, 서로 생각한다(相想), 위를 생각한다(上想), 늘 한결같이(常常)…. 이 팀의 음악이 관습이나 악보의 굴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잘 어울리는 이름이?

‘상상’은 그동안 즉흥음악을 많이 했다. 재즈와 놀기도 하고, 연주하다노래를 부르거나 서로 악기를 바꿔 멋대로 긁고 뜯고 두드려 보기도 했다. 그래서 프리뮤직 트리오로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21, 2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음악회 ‘상상_잇기’는 그런 자유를 조금 포기했다. 작곡가 네 사람의 곡을 받아 연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히 꽉 짜인 음악은 아니다.

큰 틀과 구조는 작곡가가 만들되 그 사이사이 연주자들이 즉흥으로 메우도록 비워둔, 다시 말해 계획된 즉흥의 열린 음악을 한다. 작곡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며 만들어낸 공동작업의 결실을 선보인다. 이건용의 ‘두개의 큰 강을 위한 스케치’, 류형선의 ‘도깨비 세 마리’, 김대성의 ‘3인의 주자를 위한 생’(生), 이태원의 ‘토리놀이’. 네 곡 모두 초연이다.

즉흥의 자유로움에 작곡가의 구성력을 보완해 더 튼튼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런 방식은 ‘연주 따로, 작곡 따로’의 기존 관행을 깨는 새로운 시도다. 이번 음악회의 부제 ‘잇기’는 작곡가와 연주자의 단절을 넘는다는뜻 뿐 아니라 청중과의 거리를 좁힌다는 뜻도 있다.

‘상상’의 음악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전에 없던 음색과 주법을 개발해서 쓴다든지, 귀에 들어오는 화성이나 멜로디, 리듬이 없는 현대적인 음악을 한다든지 해서다.

전통주의자들이 현기증을 느낄 만큼 아찔한 실험을 척척 해왔다. 일부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눈길도 있지만, 박제된 전통을 거부하며 미래의 국악을탐색하는 이들의 치열함은 그런 우려를 잠재울 만큼 뜨겁다. 무엇보다 각자의 기량이 미덥다. 거기서 열린 가능성의 극점을 향한 무한질주를 본다.

동시에 ‘상상’의 음악은 매우 전통적이기도 하다. 여러 악기가 따로 놀며 한데 어울리는 즉흥연주 시나위의 전통에 닿아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단, 옛날 시나위를 재현하는 게 아니라 그 정신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현대적이다. ‘21세기 형 시나위’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이번 음악회는 젊은 작곡가 원 일이 연출을 맡아 소리와 빛이 만나는 시각적 무대를 보여줄 예정이다. 21일 오후 5시, 22일 오후 7시 30분. (02)2058_0253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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