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부(이주흥 부장판사)는 19일 1998년 석탄 수입업자 구모씨로부터 한전 석탄납품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구씨가 피고인에게 청탁 의사를 밝힌 바 없고 피고인도 구씨를 아태재단 후원회원으로 알고 만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청와대 관계자나 국회의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구씨가 후원금이라고 해 3억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가 금액이 너무 커 되돌려 준 만큼 알선 대가로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구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최재승 전 의원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 원심대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측은 12일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에 이어 이날 홍업씨도 무죄를 선고 받자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대통령 측근들의 억울함이 잇따라 밝혀져 다행”이라며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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