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네티즌에게 제품을 파는 ‘B2C형’에서 개인끼리 제품을 사고 파는 ‘장터형’(마켓 플레이스)으로 상거래 형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예전 같으면 쇼핑몰 업체들이 구매자인 회원 확보를 위해 이벤트를 벌였지만 이제는 제품 판매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모션 경쟁에 나서고 있다.제품을 팔면서 내야 할 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지 오히려 돈을 줘가며 판매를 독려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매출 규모로 인터넷 쇼핑몰 업계 2위 업체인 인터파크(www.interpark.com)가 ‘오픈 마켓’을 연 것은 이 같은 흐름의 신호탄이 됐다. 인터파크는 판매자에게 인터넷상의 판매공간이랄 수 있는 ‘미니샵’을 무료로 개설해 주고 있다.
특히 일요일에 상품을 등록할 경우에는 업체가 챙기는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옥션보다 등록수수료를 낮추고, 미니샵 서비스도 무료화하는 등 공격적인 이벤트를 실시한 결과 보름 만에 미니샵 등록 판매자는 5,0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블로그를 곁들인 장터형 쇼핑몰 아이세이브존(www.isavezone.com)도 새롭게 오픈했다. 이 곳 블로그숍에서 판매자는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고 물건을 팔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세이브존이 판매하는 상품을 그대로 자기 블로그에 링크해 팔 경우, 오히려 판매금액의 1~25%를 중개수수료로 받기까지 한다. 아이세이브존은 “초기 사이트가 정착할 때까지 총 1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이 운영하는 디앤샵은 이달 초 오픈마켓(omp.daum.net)을 대대적으로개편, ‘카페스토어’를 개점했다. 역시 누구나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장터형 쇼핑몰로, 다음카페와 연계해 커뮤니티 성격을 강화하는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디앤샵은 판매자로부터 월 4만9,900원의 스토어 운영비를 받을 예정이나 연말까지는 무료다. 우체국쇼핑도 옥션과 같은 경매방식의 ‘우체국장터’(escrow.epost.go.kr)를 이달 초 열었으며 이달 말까지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장터형 쇼핑몰의 ‘원조’인 옥션(www.auction.co.kr)도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발걸음이 바빠졌다. 어수선하기까지 했던 화면에 판매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판매공간을 만든 ‘옥션스토어’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
인터넷 쇼핑몰의 상거래 형태가 장터형으로 재편되는 것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던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의자구책이다. 옥션이 3분기 매출 268억원(지난대 동기 대비 72.9% 증가)에순익 66억원(59.8%)을 기록,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인터넷 쇼핑몰의 수익모델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체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마켓플레이스는 6분의1 정도인 1조4,000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그 비중이 역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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