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철거되고, 김 위원장의 이름 앞에 붙는 존칭이 갑자기 사라지는 등 권력구조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러시아의 이타르 타스 통신은 17일 인민문화궁전 등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평양 시내 주요 건물에서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제거됐다는 자사 보도와 관련, "최고지도부의 '비밀지령'에 의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 통신은 평양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인용, "북한의 지도자(김 위원장)는 자신이 너무 많은 찬사를 받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외국인들 사이에 극단적인 개인숭배국가라는 '부적절한 반응'이 일 것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은 18일 '경애하는 지도자의 다운사이징(Downsizing)'제하의 기사에서 "평양의 유럽 대사들도 최근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몇몇 학교와 기관에서 사라진 것을 감지했다"며 "이는 권력의 변동 혹은 김정일의 위상이 약해졌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일본의 라디오프레스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 등이 17일 김 위원장의 군 부대 방문 소식을 보도하면서 지금껏 거의 예외 없이 붙여온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경애하는 지도자' 등의 경칭을 생략했다고 전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황장엽(黃長燁) 전 노동당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金德弘) 전 여광무역 사장으로부터 입수한 '김일성ㆍ김정일 10대 거짓말'이라는 전단을 공개했다.
이 신문은 "반체제 내용을 담은 이 전단은 평양은 물론 남표와 신의주 등에 뿌려졌다"면서 "북한 당국은 주모자 검거와 사상점검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외신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일부 잘못된 사례를 근거로 북한에 대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면서 "북한 내 권력이상 징후는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정상원기자 ornaot@hk.co.kr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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