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보름 만에 76억9,000만 달러나 늘어났다. 환율 하락을 막기위한 외환 당국의 대단위 달러 매입작전(시장개입)이 이뤄졌다는 증거다.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외환보유액은 1,860억8,000만 달러로 10월말에 비해 76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시장 개장일수로 따지면 하루에 7억 달러씩 보유액이 불어난 셈이다.
외환보유액 증가는 달러화 약세로 유로화나 엔화에 투자된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늘어나고 미국 국채 이자 수입이 집중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 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달 초 1,100원 방어를 위해 매일 10억 달러 이상의 개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환 보유액 증가는 달러표시 외평채 발행과 같은 특수요인을 제외할 경우,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지난 2월 1∼15일에도 시장 개입의 여파로 외환보유액이 51억 달러 늘어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강한 개입이 이뤄졌고 그 결과 보유액도 더 많이 늘어나게 됐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늦어도 내년 초에는 보유외환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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