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국방위에선 “핵은 외부위협에 대한 자위수단이라는 북한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등 노무현 대통령 북핵 발언을 두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종석 NSC 사무차장간 공방이 벌어졌다.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노 대통령은 마치 북한의 핵개발 이유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말한 것 같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과연 적절한 발언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제간 공조를 중요시하지 않고 민족공조만 너무 강조하고 있다”며 “국제사회 의구심이 있는데 북핵 저지를 남북대화만으로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이 차장은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말한 것”이라며 “북핵을 용납할 수 없고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음에도 목적과 수단을 전도시켜서 말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이 차장은 또 “대통령은 남북대화만 강조한 게 아니라 대화조건과 해법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미국이 강경일변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데도 대통령이 ‘외부의 위협’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미국을 자극할 수도있다”고 지적했고, 이 차장은 “해석이 너무 과하다”며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를 쭉 살피며 아주 깊은 숙고 끝에 하신 말씀”이라고 맞받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강경노선이 우려되는 미국에 대해 한국 정부 의지를 전달한 매우 적절한 발언”(임종인 의원) “조속하고 평화적인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힌 것”(김명자 의원)이라며 대통령을 적극 두둔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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