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제조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크게 둔화, 전분기 대비 2분기 연속하락세를 보임으로써 경제전반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3분기 중 상장 제조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전분기에 비해1.6%와 11.4%, 8.6% 감소했다. 이는 주력 수출산업인 정보기술(IT) 경기가 둔화한데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비용부담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건설ㆍ기계ㆍ유통ㆍ전자 실적하락 커
17일 증권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비교 가능한 544개사(제조업 534개, 금융업 10개)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매출은 총 135조2,557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66%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순이익은 각각 13조6,283억원과 14조7,915억원, 11조4천2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1.44%와 7.32%, 8.65% 줄었다. 2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매출은 4.4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순이익은 각각 2%와 12.13%, 7.93% 감소했었다.
업종별로는 성장주력 산업인 건설업과 기계, 전기전자, 운수장비, 비금속광물 등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건설업은 부동산경기 냉각으로 3분기 순이익이 37.51% 급감했고, 기계업(39.65%), 전기ㆍ전자(22.62%), 유통업(13.77%)도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특히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매출이 4.24%, 영업이익은 26.54%, 순이익은 14.16% 각각 감소, 제조업 전반의 실적 악화를 주도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과 LG, 현대자동차의 매출이 각각 3.97%와 2.61%, 8.47% 줄었고, 순익은 삼성 15.55%, LG 35.27%, 현대차가 21.51% 각각 급감했다. 현대중공업은 비록 매출이 3.15% 늘었으나 선박 수주단가 하락으로 순익은 무려 92.23% 감소했다.
하지만 상장사 전체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33조9,7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8.11%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6조9,980억원과 39조1,155억원으로 56.75%와 78.82%가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1,000원 팔아 110원 남겨
3분기까지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1.07%를 기록했다. 1,000원 어치를 팔아 110원을 남긴 셈으로, 지난해 동기(87원)에 비해 개선됐으나 상반기(115원)에 비해서는 둔화한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 대신 번 돈으로 빚갚는데 주력하면서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사상 최저인 92.92%로 떨어졌다.이는 작년 말에 비해 7.96%포인트 낮은 것이다.
코스닥 기업도 향후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12월결산 코스닥 등록법인 701개사의 3분기 매출액은 12조9,435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1.3% 줄었다. 다행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166억원과 4,605억원으로 각각 1.1%, 1.9% 소폭 증가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 센터장은 “국내 기업의 매출구조가 고부가 가치화함에 따라 매출감소가 적어도 이익은 더 크게 줄어든다”며 “세계경기 하락국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기업실적은 경기사이클에 1~2개월 후행하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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