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이른바 ‘벽걸이 TV’로 불리는 대형 디지털 TV의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다. 소수만을 위한 고가품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중소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디보스는 최근 40인치 LCD TV를 499만원에 경방필 백화점 등 20여 곳의 전국 매장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의 40~42인치 제품의 가격인 700만~800만원 대보다 200만~300만원 이상 싸다.
PDP TV에도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다. 중견PDP 전문업체 이레전자가 9월에기존보다 200만원 이상 싼 299만원짜리 42인치 PDP TV를 선보인 데 이어 아이위드도42인치 PDP TV를 인터파크에서 299만원에 팔기 시작했다.
중소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810만원에 팔던 40인치 LCD TV를 이 달 말까지 650만원에 팔고 있다. LG전자도 올 상반기 950만원에 판매하던 42인치 PDP TV를 최근 540만원까지 낮췄다.
대형 디지털TV 가격의 급락은 디지털TV 가격의 20~30%를 차지하는 패널 가격이 올들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기 때문. 32인치 TV용 LCD 패널의 경우 1월 1,200달러에서 10월에는 810달러로 33% 떨어졌다.
여기에 중소 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라는 한계를 ‘가격파괴’라는 무기로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했다. 디지털 TV의 경우 중소업체나 대형업체나 같은 패널을 사용해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
결국 중소 업체와 대형 업체의 디지털 TV 가격이 다른 것은 유통 과정과 마케팅 비용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큰 맘 먹고 디지털TV를 구매하는 소비자로서는 가격보다 브랜드가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될수 있다.
실제로 대당 1,950만원으로 웬만한 중형차 한대 가격이나 다름없는 LG전자의 55인치 LCD TV는 최근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대수 100대를 돌파하는 등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여 업체간 가격 하락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2005년은 대형디지털 TV 시장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천호 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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