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방송대학이 9일 ‘우리민족 강당’이라는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주체사상 강의를 시작하면서 북한 선전사이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새로운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북한 선전사이트는 30여곳을 넘는다.정부가 현재 공식적으로 문제삼고 차단조치를 취하고 있는 사이트만 해도 31곳. 지난 달 행자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인터넷사이트를 이용한 체제선전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자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은 곧바로 정보통신부에 관련 사이트 46곳에 대한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정통부는 이 중 전기통신사업법 상 불법내용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31곳에 대한 접속 차단조치를 밟아가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1997년 대외용 인터넷 사이트 ‘조선통신’을 최초로 개설했다. 이후 중국, 일본 등 외국 서버를 이용해 국내에서도 접속이 가능한 ‘우리민족끼리’, ‘코리아북센터’, ‘조선인포뱅크’ 등 11곳을 운영 중이다. 북한은 또 외부에서는 접근할 수 없는 인트라넷망을 2000년에 구축, 1,500여 기관 공장 대학 등에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 등이 파악한 친북 사이트 46곳에는 북한이 운영하는 11곳 외에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운영자가 불분명한 ‘구국전선’ ‘백두넷’ 등도 포함된다. 이 사이트들에는 북한 체제, 주체사상, 김정일 위원장 찬양 글과 선전영화, 음악, 저작 등이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의 기사와 함께 실려 있다.
정부는 일단 현행 법상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접속 차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사상의 자유와 인터넷 접근권을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적용 논란도 있다. 경찰청 등이 접속차단의 근거로 밝힌 국가보안법 7조 찬양고무죄 조항도 국가에 위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없는 한 단순 접속자는 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접속을 막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관련 조항 역시 위헌논란이 일고 있다.
또 국민의식수준이 높아져 북한의 일방적 체제선전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통일부도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북한 인터넷사이트 접속대책에 대해 이 같은 공식 입장을 내놓을 정도다. 때문에 토론을 통해 친북 선전사이트에 대한 처리의 준거를 조만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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