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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치고 싶을때

입력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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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시벨 케킬리)은 자유분방한 삶을 꿈꾸는 터키계 독일 여성. 위장결혼으로 숨이 막힐 듯이 보수적인 집안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그녀가 비상구로 삼은 대상은 아내와 사별한 후 부랑아처럼 살아가는 남자 차히트(비롤 위넬). 둘은 법적인 남편과 아내로서 살아가지만, 잠자리는 커녕 서로의 개인생활조차 침범하지 않는다. 남편의 보호아래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외간 남자와 하룻밤을 즐기면서 시벨은 의사(擬似) 부부의 방패아래 가족의 관습을 깨뜨려간다.그러나 자유를 만끽하며 자기만의 인생을 만들어 가던 시벨의 삶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차히트가 사랑을 느끼고 그에 비례해 질투심을 키워가게 된 것. 시벨의 마음속에서도 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꿈틀댄다. 수습할 수 없는 심정변화에 허둥대던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차히트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파국을 맞이한다. 시벨은 자기를 위해 남을 파괴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 사람이 자기의 사랑이었다는 사실에 몸부림친다. 차히트는 수감생활을 거치면서 시벨에 대한 사랑을 굳혀나가지만, 그녀는 결국 그토록 도망치고자 했던 가정이라는 굴레를 택한다.

31세의 터키계 독일감독 파티 아킨은 사랑을 둘러싼 미묘한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좇아간다. 전통과 현대의 충돌 속에서 방황하는 터키계 독일인의 모습을 사랑이란 얼개로 촘촘히 엮어내는 연출솜씨가 만만치 않다. 터키 전통악단이 이야기 단락사이에 나타나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노래로 전하는 독특한 형식도 인상적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 곰상을 수상했으며 독일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배우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여자주인공 시벨 케킬리는 타블로이드지에 전직 포르노 배우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집안으로부터 명예 살인위협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12일 개봉. 18세관람가.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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