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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IT계의 선구자 이용태 <41> 두루넷 탄생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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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IT계의 선구자 이용태 <41> 두루넷 탄생 배경

입력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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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넷은 한국 최초로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회사였다. 산업화 시대에는 고속도로가 아주 중요한 인프라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초고속인터넷은 정보화 시대에 정보기술(IT) 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경쟁력을 창출하는 가장 소중한 인프라다.1960년대 중반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나는 고속도로를 보고 크게 놀랐다. 그때 나는 미국에서 고속도로의 엄청난 효율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당시 포장도로도 변변치 않았던 우리나라 실정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났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은 한국에 와서 호텔 방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감탄한다. 마치 60년대 내가 미국에서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을 갖는 모양이다. 한국이 초고속인터넷에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월등히 앞선 세계 제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정보산업에 관한 국제회의가 열리면 으레 한국은 인터넷의 최선진국으로 꼽힌다.

우리는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좋은 인터넷 환경에서 사는 지 잘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 보급에 따른 경제·사회적 혜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지대하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주식거래는 한국이 세계 제일이다. 온라인 뱅킹도 인구비율로 봤을 때 세계 최고다. 한 사람이 검색하는 인터넷 페이지 수도 한국이 가장 많다. 뿐만 아니라 교육방송이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을 가정에서 학생들이 접속할 수 있는 것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초고속 인터넷 통신을 처음으로 시작하고 변화의 불을 지핀 게 바로 두루넷이다.

두루넷을 논하려면 한국전력 얘기부터 먼저 꺼내야 한다. 한국은 뒤늦게 경제 개발에 나섰다. 때문에 고압 송전선이 일본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에 비하면 훨씬 늦게 깔렸다. 그래서 한전은 후발 국가가 누릴 수 있는 이점을 활용키로 했다. 고압 송전선을 설치할 때 반드시 따라가게 돼 있는 접지선을 처음부터 통신용 광섬유를 함께 넣어 건설한 것이다. 접지선은 벼락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으로 그라운드 와이어라고도 한다.

이 고압 송전선은 우리나라 국토 전체를 그물처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이뤘다. 자연히 한전은 온 나라를 연결하는 광섬유 통신망을 갖게 됐다. 중요한 건 이 광통신망을 설치하는 데 광섬유 값을 빼고는 건설비가 거의 한 푼도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96년 정부는 케이블TV 사업을 전개했는데 이를 3개 분야로 나눠 허가를 내주었다. 첫째는 선로 건설업이고, 둘째는 지역마다 서비스 제공자를 선정하는 작업이었다. 서울 같으면 각 구에 하나씩 있는 유선 방송국이 서비스 제공자다. 마지막은 프로그램 공급자였다. 여기엔 드라마와 골프, 온라인 쇼핑 등 콘텐츠가 다양하다. 그런데 선로 공급업자로 한국통신과 한전이 공동 지정됐다.

한전은 이 사업을 열심히 추진, 한국통신보다 더 많은 가정에 유선케이블을 연결했다. 덕분에 한전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기간 통신망과 함께 최종 소비자인 가정을 연결하는 가입자 통신망까지 갖추게 되는 등 전 국토를 커버하는 통신망을 완성했다. 이러한 완성된 통신망을 가진 사업체는 한국통신과 한전 두 군데 뿐이었다. 일이 이 같이 전개되자 한국통신과 정보통신부는 한전을 큰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 두루넷 탄생의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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