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연동예금 수익률 0%로 추락 해외펀드·외화예금은 환차손 입어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금융 상품도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상품의 복합화로 시중 금리 뿐 아니라 주가, 환율 등이 수익률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시대기 때문이다.
환율연동예금, 해외투자펀드, 외화예금 등 환율 관련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제로, 심지어 마이너스까지 추락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락에 따라 시중은행 환율연동정기예금의 수익률이 0% 수준으로 속락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무시하고 장롱 속에 현금을 넣어둔 것이나 똑같은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환율연동 정기예금 1호’는 만기(6개월)가 아직 4개월이나 남았지만 수익률은 0%로 이미 확정됐다.
6개월 동안 환율이 일정 범위(1,110.45~1,210.45원) 내에서 움직이면 연 7.5%의 금리를, 한번이라도 벗어나면 0%가 확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호 상품 역시 판매 1개월여만에 0% 수익률 마지노선(1,097.40원)을 위협 받고 있다.
신한은행도 10월 초 만기 도래한 ‘환율연동정기예금 2차’의 경우 안정형을 제외하고 상승형과 하락형이 모두 수익률 0%를 기록한데 이어 16일 만기 도래하는 ‘3차’ 역시 안정형과 상승형은 이미 금리가 0%로 확정됐다.
외환 국민 등 다른 시중 은행들이 판매한 환율연동예금도 비슷한 처지.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은 변동성이 적어 상품 구조가 대부분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설계돼 있다"며 "예상치 않게 환율이 환란 이후 최저치까지 폭락하면서 피해자들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투자펀드도 환율 급락에 휘청거리고 있다.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달러 기준 수익률은 국내 정기예금 금리보다 2~3%포인트 높은 6%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문제는 환전에 따른 막대한 손실이다.
국내에서 판매한 해외투자펀드 중 상당수는 1,110원 안팎의 현재 환율을 적용할 경우 원화 환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다. 1만 달러의 펀드를 원화로 찾을 경우 1개월 전 환율이 1,150원일 때는 1,15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110만원에 그치는 탓이다.
환 변동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외화예금도 밑지는 장사가 됐다. 환율 추가 하락을 예상해 원화로 예금을 인출할 경우 1년짜리 금리(연 2% 미만)보다 훨씬 큰 4~5%의 환차손을 감내해야 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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