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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생 VS 여제자/노처녀 여교사 제자와 삼각관계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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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생 VS 여제자/노처녀 여교사 제자와 삼각관계 빠지다

입력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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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키스해 보셨어요? 정말 산낙지 먹는 기분이에요?" "선생님 너무 티나요. 뽕브라."‘여선생VS여제자’는 전남 여수 작은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요새 말로 ‘발라당 까진’ 초등학생 고미남(이세영)과 노처녀 교사 여미옥(염정아)이 꽃미남 선생님 권상춘(이지훈)을 두고 삼각관계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선생 김봉두’의 장규성 감독 작품.

촌지 밝히다 강원도로 쫓겨 간 김봉두보다는 덜 하지만 여미옥도 만만치 않다. 수업시간에 연애담이나 늘어 놓고 상춘이 하숙하는 제자 집에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간다. 진심으로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외면하고, 밤에는 대도시 학교로 옮겨가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한다. 이 철없는 선생님을 진정한 사제의 길로 들여 놓는 건, ‘선생 김봉두’에서처럼 진실하고 착한 학생들이다.

이 영화의 모티프는 뉴스 한 토막이었다.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시골학교에 선생님이 없다는 것. 장 감독은 "아직도 선생님에 대해 할 말이 남아 있구나" 생각했다. 분위기는 매우 경쾌하다.

돋보기로 바라보듯 등장인물의 얼굴이 갑자기 확대되거나, 컴퓨터 윈도의 창 나누듯 화면을 4개, 6개로 나누기도 한다. 허튼소리 하는 선생님에게 제자가 "그냥 수업 하시죠"라고 말하자, 교실이 일순 얼어버리는 장면 등은 발랄하다. ‘여선생의 짝은 결국 누구인가’를 지켜 보는 것도 재미다.

에피소드 위주의 진행에 ‘선생 김봉두’의 후속탄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17일 개봉.

■ 선생님 꼬시기 나선 맹랑한 열두살 이세영

"요새 누가 선생님을 좋아해요. 선생님보다는 가수를 더 좋아해요."

‘여선생 VS 여제자’에서 젊고 잘생긴 미술선생님을 차지하기 위해 노처녀 담임선생님과 대결을 펼치는 조숙한 초등학생 고미남을 연기한 이세영(12·방배초교 6학년). 어쩐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서 주인공 소녀를 설명하던 말, ‘잔망스럽다’가 자꾸 떠오른다. 얄밉도록 맹랑한 구석이 있다. 실제로, 이세영은 내년 초 방영될 KBS TV문학관 ‘소나기’의 주인공으로 캐스팅 됐다.

"저희 학교는 공립이라 나이 든 선생님밖에 없어요. 아, 한 명 젊은 남자선생님이 있는데요, 유부남이라 별로 인기 없어요." 5세 때 ‘뽀뽀뽀’ 출연을 시작으로 ‘대장금’(MBC)의 어린 금영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아역 연기를 했고,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 ‘아홉살 인생’ 에도 출연했다. 워낙 대본을 잘 외우고 극중상황을 금세 이해해 웬만한 성인배우보다 믿음직하다는게 영화 관계자들의 말이다.

-연기는 어떻게 시작했어요?

"다섯 살 때 엄마 따라서 ‘뽀뽀뽀’ 오디션에 갔는데요. 모르는 사람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려니 너무 무서워 길에서 울었어요. 엄마가 ‘떨어져도 괜찮은데, 열심히 안하면 혼낼거야’라고 했어요. (눈을 흘기는 엄마를 바라보며) 엄마가 그랬잖아. 지금은 보통 애들처럼 학교만 다니면 답답할 것 같아요. 촬영장 가면 답답하지 않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사춘기를 겪는다는데, 세영이는?

"아니에요. 고1인 언니는 요즘 사춘기인 것 같아요. 옛날에는 공부 잘했는데 요새는 공부를 안 해요. (매우 어른스러운 말투로)가끔 한심해요. 저요? 시험 보면 70점, 아니 80점 이상은 나와요. 그런데 반 친구들은 벌써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어 걱정이에요. 왜 그런 애들이 있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거야."

-아역배우들은 키도 잘 크지 않고 커서는 안 예쁠 수도 있다는데?

"우유도 많이 마시고 비타민도 먹어요. 키 커야죠. 반에 170㎝가 넘는 친구도 있는데 부러워요. 저는 커서도 예쁠 것 같아요. 엄마 아빠도 어렸을 때 얼굴이랑 지금이랑 별로 안 변했거든요."

-계속 연기하다 나중에는 인기 없으면 어떡하지?

"괜찮아요. 다른 거 하면 되죠. 얼굴이 예쁘면 뭘 하든지 유리하잖아요.(세상 이치를 아는 듯) 서른 살 넘으면 리포터나 외국어(영어, 중국어) 통역 하고 싶어요. 또 해 보고 싶은 거 있어요. 1년 동안 식구 다 같이 유명한 나라들 여행하는 거에요. 1,000만원쯤 있으면 할 수 있을까요? 충분하겠죠? (역시 초등학생 맞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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