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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IT업계, 그라운드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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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IT업계, 그라운드 ‘돌풍’

입력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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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에 정보통신(IT) 벤처기업이 진출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2개 기업이 프로야구구단 소유를 확정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IT기업들도 앞 다투어 ‘프랜차이즈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만성적자에 허덕여온 구단들의 수익성도 개선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한국계 손정의(孫正義) 사장의 소프트뱅크는 10일 일본을 대표하는 유통그룹 다이에가 보유해온 구단 다이에 호크스의 인수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선언했다. 소프트뱅크는 경영난에 빠진 다이에의 채권은행단, 구단매각 추천권을 보유한 미국 투자기업 콜로니캐피털과 인수조건에 합의하고 이달 중 일본프로야구기구(NPB)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매각금액은 무려 150억~200억엔(한화 1,560억원~2,08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인터넷쇼핑몰·증권업체 라쿠텐(樂天)이 퍼시픽리그 신규 구단 창설 허가를 받아냈다. 매각설이 나도는 세이부 라이온스의 인수업체에도 IT기업인 유센(有線)브로드네트워크가 거론된다. 라쿠텐과 신규참여 경쟁을 벌였던 인터넷포털·증권업체인 라이브도어도 프로스포츠 진출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 센트랄· 퍼시픽 양대리그를 이끌어온 철도, 유통 및 부동산 기업들이 구단 운영을 포기하고 IT기업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일본 산업의 견인차가 바뀌었다는 점을 그대로 상징한다.

부동산 거품 붕괴와 ‘잃어버린 10년’의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기존의 구단 모기업들이 부실화한 반면 공장·점포가 필요없는 IT기업들은 높은 수익률으로 자금력을 늘려온 것이다.

특히 IT기업들은 기존의 모기업이 구단의 적자를 떠맡는 운영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프로야구 흑자화를 다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경기의 인터넷·휴대전화 중계를 독점하고, 관련 상품의 인터넷 판매 등으로 프로야구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하는 한편 구단 자체를 상장해 팬을 주주로 확고하게 붙잡는다는 생각이다.

야구계에서는 오너들의 모임인 NPB 이사회도 멀지 않아 정치, 경제, 사회적 영향력의 대명사인 60~70대의 구단주들 대신에 30~40대 오너들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일본경단련의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회장은 "IT업체든 외국자본이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프로야구 구단의 문화개방을 지지해왔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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