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한테 버림받고 40여년간 혼자 살아온 한센병 환자가 숨진 지 8개월 만에 발견됐다.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5시10분께 기장군 기장읍 대라리 조모(64)씨 집 안방에서 조씨가 숨져 있는 것을 기장읍사무소 사회복지사 이모(27·여)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집 부엌에 한동안 음식을 만들어 먹은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조씨가 4월 초 아사한 것으로 보고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0대 초반에 한센병에 걸린 조씨는 전국 나환자촌을 전전하다 아내와 아들, 딸이 집을 나가 연락을 끊자 기장군 일광면 소재 나환자촌인 삼덕마을에 터잡고 살다가 지난해 1월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고 싶다"며 현재의 집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조씨는 은행 융자를 얻어 산 집이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게 되자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집 인근에 친형(77)이 살고 있지만 고령에다 형편이 어려워 동생과 왕래가 거의 없었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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