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도시는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무공해 자동차는 근원적인 대책이다. 현재 몇 가지 무공해 자동차 기술이 있으나 가장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이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얻고 부산물로 물이 나오는 무공해 에너지 기술이다. 응용하기에 따라 무공해 자동차, 무공해 발전이 가능하므로 환경과 에너지 문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꿈의 기술이다.이 기술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우주선이나 잠수함 등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었다. 실생활에서 친숙하지 않은 이유는 비싼 원가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대량생산체제를 갖추면 자동차용 연료전지가 재래식 내연기관엔진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문제는 대량생산을 가능케 하는 수요 기반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수소의 성질이다. 수소는 폭발성이 있어 수소자동차 보급에 필요한 충전소를 설치하는 데 대중의 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공해 자동차 보급 정책을 추진하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무공해 자동차 보급이 지지부진하다. 기술혁신을 시장원리에 마냥 맡겨놓을 수 없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무공해 자동차를 보급하려면 연료전지기술과 함께 에너지 공급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필요하다. 필자는 연료전지자동차 방식의 ‘표준화’를 통하여 기술혁신의 토대가 되는 수요기반을 확보할 것을 제안한다.
수소가 아닌 메탄올을 연료로 채택하면 상온에서 액체인 메탄올은 폭발 위험이 없어 기존 주유소를 활용할 수 있다. 메탄올은 차량에 탑재된 개질기(改質機·reformer)를 통해 쉽게 수소로 전환되어 연료전지를 작동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02년 메탄올 개질기를 탑재한 연료전지자동차가 북미대륙을 횡단한 바 있다. 연료전지자동차가 메탄올 방식으로 표준화되면 안정적인 연료공급망이 확충되어 연료전지자동차 보급이 급속도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남는 문제는 결국 막(membrane)과 촉매기술로 요약되는 연료전지 기술 자체이다. 필자는 국운(國運)을 걸고 정부, 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에 흩어져 있는 역량을 결집하여 우리나라가 연료전지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출 것을 제안하며, 이를 소망한다. 동시에 캘리포니아주를 능가하는 강력한 무공해 자동차 보급 확산을 위한 법적 장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상훈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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