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10년째 공부하던 터키인 유학생이 체류연장 허가를 받지 못해 서운한 감정을 털어놓고 돌아간 사연이 보도되자 출입국관리 당국을 나무라는 여론이 빗발친다. 한국전 참전과 월드컵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이 남다른 터키 출신에 참전 가족들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한국을 동경, 훈민정음 연구로 박사논문을 쓰는 중이라는 사연이 유난히 정서를 자극하는 것이다. 세세한 경위를 따지기에 앞서, 자칫 혈맹과의 오랜 우의와 나라 이미지를 해칠 것을 걱정하는 여론에 우선 공감한다.이런 전제에서,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융통성 있게 처리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물론 박사과정이 끝나면 6개월씩 4차례, 2년간만 체류허가를 연장해주는 원칙을 함부로 허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외국인과의 형평도 문제지만, 늘어나는 불법체류를 막으려면 엄정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쉽게 느끼는 것은 정부 장학금까지 받던 유학생이라면 예외적 배려를 할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해명도 수긍이 간다. 체류연장을 무작정 거부한 게 아니라, 4차례 연장기간이 지나 추가연장 사유를 입증할 추천서를 지도교수에게 전화로 요청하는 등 배려를 했다는 것이다. 세종로 분소를 찾은 유학생을 서울출입국사무소 담당계장이 직접 상담하는 등 성의껏 대했는데도 서류보완 없이 훌쩍 떠난 마당에 욕 먹는 것은 억울하다는 항변이다.
이런 전후 사정은 출입국관리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동시에 확인하게 한다. 국제화 시대에 외국인 출입국 및 체류를 편리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지만, 나라의 관문과 국익을 지키는 출입국관리의 기본임무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서로 부딪치기 마련인 과제를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세와 여건 개선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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