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는 9일 성명에서 왜 하필 평소 잘 쓰이지 않는 ‘사의(謝意)’란 생소한 단어을 사용했을까. 사의는 이번처럼 ‘사과의 뜻’으로 쓰일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호의에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한다.총리실은 손사래를 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그만두겠다’는 ‘사의(辭意)’로 잘못 전해질 수도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성명서 문안을 다듬으며 비서진이 초안에 올린 ‘유감’, ‘사과’, ‘송구’ 등 쉽게 알 수 있는 단어 대신 굳이 ‘사의’를 직접 한자어로 써주며 사용토록 지시했다.
이강진 총리공보수석은 "총리는 종종 사과의 뜻을 담은 사의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고 했지만 주변에선 "지기 싫어하는 총리가 한나라당의 사과요구에 그대로 응해주기가 싫어 일부러 골랐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말을 의도적으로 사용해 한나라당은 물론 ‘"결자해지하라"며 자신의 사과를 요구한 우리당 지도부에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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