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8일 미국 유명 대학의 석·박사 학위를 위조해 국내 모 사립대 교수로 임용된 뒤 연구비와 봉급 등 6,800여만원을 받은 미국인 M(34)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한 호텔에서 벨보이로 일하다 한국여성과 만나 2002년 11월 입국한 M씨는 국내 모 대학의 교수채용 공고를 보고 자격기준을 맞추기 위해 태국인 브로커를 통해 미 컬럼비아대 석사학위증(사진)과 센트럴 미시간대 영어교육학 박사학위증을 위조했다.
M씨는 위조한 학위증으로 지난해 3월 이 대학 경영학과 영어강사 공채에 합격해 재직해 왔으며 지난 3월에는 조교수로 임용됐다.
M씨는 또 해외 유명학술지에 자신의 논문이 게재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하고 유명 학술지가 실리는 인터넷 사이트와 유사한 사이트를 만들어 다른 학자의 학술논문을 본인의 이름으로 등록하는 수법으로 별도의 연구비를 지급받았다.
M씨는 야생대마를 자기 집 화분에서 재배해 대마초를 상습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M씨에게 위조 학위증을 만들어 준 태국인 브로커의 행방을 쫓는 한편 허위 학력으로 재직 중인 외국인 강사나 교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M씨를 임용한 대학측은 "M씨를 채용하기 전 미국 대학에 학력조회를 요청했으나 회답을 받지 못했던 것이 화근이었다"며 "그의 논문이 게재됐다는 학술지 사이트가 수상해 지난달 중순 경찰에 고발하고 M씨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해명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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