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의 저주가 노숙자에겐 축복으로…’‘밤비노의 저주’를 시작하게 한 계약서 두 장(사본 포함)이 무려 300만달러(약 33억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백지수표나 다름없는 이 계약서는 1919년 미국 프로야구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베이브 루스(사진)를 뉴욕 양키스에게 넘기면서 양팀 구단주가 서명한 트레이드 문서다. 보스턴은 이후 올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기 전까지 85년 동안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렸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온라인 경매 ‘e베이’에 매물로 나온 ‘밤비노의 저주’ 계약서는 원본이 8일 새벽 현재 100만1,100달러를 돌파했고, 사본 역시 200만 달러에 팔렸다. 경매 마감이 10일 오전1시8분이어서 낙찰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게 CNN의 전망이다.
서류 두 장 덕분에 돈방석에 오른 행운의 주인공은 자선사업가 앨런 숀 파인스타인(73) 할아버지. 하지만 그는 원본과 사본 모두 노숙자를 위한 숙박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파인스타인씨는 1993년 계약서 원본은 9만9,000달러, 사본은 30달러에 샀다.
조건은 딱 하나. 노숙자 숙박시설의 건물명을 자신의 이름도 아닌 ‘프란 콘웨이’라고 지어달라는 청이었다. 프란 콘웨이는 평생을 보스턴 팬으로 살다간 한 수녀로 알려졌다.
벼락 횡재와 아름다운 선행이 전해지자 호사가들은 "선행이 저주를 축복으로 거듭나게 했다"고 호들갑이다. 계약서가 자선단체에 기부 되던 날(지난달 18일), 보스턴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앙숙 양키스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하다 첫 승을 올렸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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