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정책’이 추가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는 증시에도 활력을 줄 수 있을까.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7일 발표한 ‘뉴딜적 종합투자계획’에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간·공공자본을 최대한 동원해 사회간접자본(SOC)과 정보기술(IT) 부문 등에 10조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이 정책이 발표되자, 8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건설주가 크게 올라 일단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그러나 연기금 투입에 대한 논란과 야당의 반대 등으로 정책 추진이 시작부터 난관을 겪고 있는데다 아직 구체적 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증시에 긍정적 효과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건설주 기대감 가장 높아 이미 9월부터 ‘한국판 뉴딜 정책’의 수혜주로 각광 받았던 건설업종 지수는 종합지수가 전날보다 1.69%나 떨어진 8일에도 1.02% 올랐다. 현대건설은 5.26%, 대우건설은 3.72%나 상승했다. 건설주를 뺀 모든 업종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비하면 매우 선전한 셈이다.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들도 뉴딜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증권 허문욱 연구원은 "이번 SOC 투자 확대 계획은 정부가 이미 언급한 내용이지만 시행 시기를 확정하고 4대 연기금의 여유 재원과 ‘공모 SOC 펀드’를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까지 발표해 현실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현대증권 황중권 연구원도 "정부의 지속적 부양정책 의지가 지속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다만 "건설 업황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택거래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업종 투자 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대우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한국형 뉴딜정책의 혜택이 자금력이 있고 시공 경험이 많거나 기술력이 뛰어난 현대건설, 대우건설, LG건설 등 대형사에 치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IT업종 뚜렷한 기대 힘들어 한편 한국형 뉴딜정책의 핵심 축으로 건설과 함께 정보기술(IT) 부문이 거론됐으나 관련주의 수혜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됐다. 7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고도화 ▦텔레매틱스(자동차 등 운송수단이 이동 중에도 각종 정보를 제공받을수 있는 무선데이터 서비스) 활성화 ▦국가 DB 확충 및 네트워크화 ▦소외계층, 학교 등에 PC 보급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서비스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IT 뉴딜계획’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텔레매틱스 관련주로는 현대모비스, 현대오토넷, 파인디지털, 보이스웨어 등이 있으며 DMB 관련 종목으로는 SK텔레콤과 위성라디오 생산업체인 기륭전자 등이 꼽힌다. 저가형 PC 보급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생산업체와 현대멀티캡 등 중소형 업체가 골고루 수혜를 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8일 이들 종목들은 대체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직 구체적인 시행 방안도 나오지 않아 수혜를 가늠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팀장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경우 정책의 영향이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텔레매틱스 관련 소형주 등은 너무 많은 업체들이 존재해 이들 각각에 돌아가는 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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