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씨 9/11’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극렬히 비난했던 마이클 무어 감독이 5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정말 꽝이다"고 낙담하면서도 ‘그래도 손목을 그어서는 안 되는 17가지 이유’를 제시했다.무어 감독은 우선 부시가 3선 금지법에 따라 다음 선거에 나오지 못한다는 점을 큰 위안으로 여기라고 충고했다. 또 공화당은 상원에서 단독으로 의사진행을 할 수 있는 60석을 확보하지 못해 대법원 판사가 모두 우익 이론가들로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 감독은 이어 미시간을 비롯한 5대호 주변 6개 주와 서부해안주, 그리고 하와이가 존 케리 후보를 택했다는 데서 위안을 찾았다.
그는 "우리는 미국내 모든 담수와 브로드웨이, 그리고 세인트 헬렌스 화산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탈수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고 그들을 용암 속에 파묻을 수도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곤 부시의 손을 들어 선거방향을 튼 오하이오에 대해선 6일 미시간주와의 풋볼 경기에서 호된 맛을 볼 것이라고 악담했다.
부시의 지지표 중 88%가 백인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도 물론 지적됐다. 무어 감독은 "앞으로 50년 후엔 백인이 미국의 다수가 되지는 못한다"면서 50년이란 그리 긴 세월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어 감독은 부시는 이제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처럼 "할 일 다했다"며 노는 일만 생각하는 레임덕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조지아주 출신의 한 20대 청년이 부시 재선에 낙담해 7일 뉴욕의 옛 국제무역센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권총 자살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