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는 걷는다…고로 존재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는 걷는다…고로 존재한다"

입력
2004.11.06 00:00
0 0

*이스탄불에서 西安까지 실크로드 도보여행記 펴낸 佛 베르나르 올리비에 방한"1만2,000㎞ 실크로드 위에서 한 걸음씩 뗄 때마다 나 자신은 누구인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혼자 걸을 때만큼 삶의 의미를 성찰할 좋은 기회는 없습니다."

2002년 5월까지 4년 동안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西安)까지 걸어서 여행한 뒤 ‘나는 걷는다’(효형출판 발행)는 여행기를 내 유명해진 프랑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66)가 4일 한국에 왔다.

그는 ‘르 피가로’ 등 프랑스 유력 신문·잡지에서 30여 년간 정치부 기자로 이름을 냈지만 1999년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으로 선택한 ‘걷기’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인간은 걷기 위해 태어났지 운전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닙니다. 걷기야말로 신체기관을 단련시켜 주고 건강을 유지해 주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지요." 하지만 그의 걷기는 건강 단련이 우선 목표가 아니다. "혼자 걷는 게 중요합니다."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조용히, 또 느리게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스레 친구를 사귀게 된다"는 게 이유다.

2000년에 그가 주도해 창립한 ‘쇠이유(문턱)협회’는 몸소 체득한 걷기의 이로움을 사회운동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협회에서는 교도소에 있는 비행 청소년을 2인 1조로 짝지어 인근 국가의 산책로나 작은 도로를 따라 2,500㎞를 걷게 한 뒤 성공할 경우 출옥시키는 대장정 운동을 하고 있다. "법무부와 함께 2년 동안 시행한 이 프로그램에 12명이 참가했는데 그 중 60%가 성공했고 출소한 뒤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프랑스 망슈에서 가난한 광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형편이 어려워 16세에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학비를 벌려고 외판원, 항만노동자, 토목공, 체육교사, 웨이터 등 온갖 직업을 가졌고, 30세에 대학 입학 자격 시험에 합격한 만학도다.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이 그 고난을 이기고 우뚝 설 수 있게 돕는" 대장정 운동도 그 아이들의 처지와 마음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리비에는 8일 오후 2시 경기 파주출판단지와 심학산 일대에서 독자들과 함께 걷기 행사를 갖고, 9일에는 경기 안산의 가출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들꽃피는 학교’를 방문해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연 뒤 10일 출국한다.

글·사진=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