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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장기화…정치권 해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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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장기화…정치권 해법 고심

입력
2004.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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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도 李도 섭섭국회 파행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면서 이해찬 국무총리와 열린우리당 원내지도부간 미묘한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양쪽 모두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지만, 서로에게 서운해 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감지되고 있는 것.

우리당 원내지도부의 불만은 "이 총리가 너무 앞서나가 괜한 파행을 불렀다"는 것이다. 우선 이 총리가 당과 전혀 상의 않고 한나라당과 전선을 형성한 데 대해 섭섭한 기류가 있다. 무엇보다 개혁입법 처리를 위해선 하루가 금쪽 같은 판에 말 한마디로 국회 일정을 송두리째 허비하게 된 데 불만이 크다. 천 대표는 국회 파행의 해법을 모색하느라 과로해 잇몸이 곪아 5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협의회에도 불참했고 오후에는 수술까지 받게 됐다. 이를 놓고 ‘의도적 불참’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총리측은 반대로 당에 불만을 갖고 있다. 당이 갈피를 못 잡으니까 총리가 나서서 총대를 멨는데 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속내다. 개혁 전선을 형성, 강하게 나가지 못할망정 총리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당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한 측근은 "총리가 직접 나서 해결한다면 당 지도부 리더십이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갈등은 각자가 처한 위치, 정국을 보는 관점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회를 원만히 이끌며 정치력을 보이려는 천 대표의 입장과 선명성으로 개혁세력의 대표성을 확보하려는 이 총리의 행보가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총리의 발언 파문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인 만큼 국회가 정상화하면 여권 내부의 미묘한 기류도 일단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헌정회 조언’ 구한 朴대표 확전-등원 저울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5일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를 방문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의 헌정회 사무실에서 장경순 회장 등 헌정회원 50여명을 만나 최근 국회 파행 사태와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국회의 장기 파행 속에 확전이냐, 등원이냐를 조만간 결단해야 할 박 대표가 보수 성향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헌정회의 조언을 구하려는 이벤트로 보였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평생 나라 걱정을 하신 여러분을 후배들이 잘 모셔야 하는데 세상이 그렇지 못해 송구하다"며 "여러분이 나라의 근본 체계가 흔들리는 것까지 걱정하지 않도록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경순 헌정회장은 "야당은 집권 층에 대한 국민 불만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해야 한다"며 "국정현안을 심사 숙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규식 정책실장은 "4대악법에 대해 어영부영 하다 다수에 밀려 통과되는 불행한 사태가 오면 국민이 여야 모두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이원범 전의원은 "상생의 정치는 여야가 각각 제 구실을 하는 것이지 유착되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 50% 이상이 한나라당 편이니 야당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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