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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라파트 없는 중동평화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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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라파트 없는 중동평화의 관건

입력
2004.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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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의 시대가 곧 끝날 전망이다. 그가 혼수상태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라파트 이후 팔레스타인과 중동 정세의 향방이 국제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라크 상황이 혼미한 가운데 중동 문제의 근원인 팔레스타인이 다시 혼돈에 빠지면 중동 전체가 불안정해질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아라파트는 40년 가까이 팔레스타인의 고난과 투쟁을 상징했다. 그는 무력저항운동을 하나로 통합, 숙적 이스라엘과 아랍권조차 인정하지 않던 민족적 정통성을 확보한 인물이다. 아라파트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제쳐둔 채 중동 문제를 논의할 수 없게 만든 것이 가장 큰 업적이다. 저항운동 단계를 지나 국가통치 역량과 자질에는 시비가 많지만, 숱한 역경을 딛고 팔레스타인을 국제정치의 실체로 異?세운 역사적 위상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의 사후 여느 국제적 지도자보다 큰 공백과 혼란을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대개 그렇듯이 후계구도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벌간의 권력다툼과 충돌이 우려된다. 이 과정에서 주도권을 노린 과격세력이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공세를 강화, 보복공격의 악순환과 함께 평화는 한층 멀어지고 중동 전체가 격동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내부에 초점을 맞춰 이 지역 정세를 전망하는 것은 부질없다. 중동 분쟁을 좌우하는 것은 역시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다. 말년의 아라파트를 거부한 이스라엘부터 팔레스타인의 혼란을 부추기지 않고, 1993년 합의한 오슬로 평화협정을 실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미국의 영향력이 결정적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당장 아라파트의 공백은 중동의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가 메울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도덕적·평화적 선택을 촉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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