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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동남아 조기유학 바람 /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行 매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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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동남아 조기유학 바람 /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行 매년 급증

입력
2004.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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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배우고 이왕이면 중국어까지"황모(40)씨는 2개월 전 중2 아들(14)을 말레이시아의 한 기숙학교로 유학 보냈다. 황씨는 캐나다와 말레이시아를 두고 고민해 오다 결국 후자를 택했다. 그는 "두 나라 모두 1년 학비가 1,000만원 이상이 드는 등 비용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학교수업이 영어로 이뤄져 영어 습득이 용이한데다 학생 상당수가 중국인이어서 중국어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말레이시아로 정했다"고 말했다.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영어를 사용하는 중화권 동남아 국가가 조기유학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요도가 부쩍 높아진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필수적인 영어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학교는 중국인 학생이 거의 대부분이고 영어권 교사도 많아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와 함께 머무르기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현지에 회사를 차리는 수고까지 감수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에 근무하는 김모(40)씨는 최근 해외순환근무지로 인기가 높은 미국 일본을 제쳐놓고 싱가포르를 선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가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전적으로 내년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의 교육문제 때문. 그는 "낮에는 외국인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게 하고, 밤에는 중국어 개인교습을 시키며 자연스레 같은 또래의 중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가 원하는 외국인학교에는 한국인 학생이 너무 많아 아이를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은 뒤 입학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유학전문사이트 엠에듀(www.malaysiaeducation.co.kr) 김원석(27) 대표는 "영어 외에 중국어도 배울 수 있는데다 한국과 거리가 가깝다는 점 등 때문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의 유학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중국경제가 급부상하는 동시에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한 국제정세 속에 이런 유학경향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싱가로유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권영선(40)씨는 "최근에는 공립학교 입학이 용이하다는 소식에 유치원생들까지 몰려오고 있다"면서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은 100% 영어로 수업이 이뤄지는 외국인학교는 물론, 중국어수업과 영어수업을 병행하는 일반학교에도 많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2002년 유학 이민 등을 위해 동남아 국가로 떠난 초·중·고생은 1,492명. 전년도의 2배로 늘어났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 3,000명 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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