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그동안 놀랄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이면에는 실망스러운 모습도 많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잘못을 국민 앞에 고백하고 회개하는 운동을 펼치겠습니다."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신임 감독회장으로 선출된 신경하(63·사진) 목사는 자신의 임기(4년) 동안 교회의 대각성 운동전개를 첫번째 사업으로 꼽았다. 신 목사는 "교회가 민족과 역사 앞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갱신과 변화를 통해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119년 전 국내에 아펜젤러, 언더우드 선교사가 복음의 씨를 뿌릴 당시의 마음과 자세로 돌아가 건강하고 희망찬 감리교로 만들겠다는 포부이다.
농촌돕기와 환경운동도 그의 주요 관심사. 10여년 전부터 농촌교회와 연계해 농산물 직거래운동을 펼쳐온 신 회장은 "농촌에서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도시교회에서 판매하는 방식이 호응이 좋았다"면서 "본부에 농어촌부를 신설해 교단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현교회 담임목사로 있으면서 농촌지역에서 사목하는 목사들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산물의 직거래장터인 ‘텃밭’을 교회 입구 부근에 설치·운영해왔다.
신 목사는 국가보안법 개폐논란 등 최근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국가보안법은 폐지보다는 개정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하지만 교회가 정치집단화해 한쪽 편을 들고 대규모 행사를 갖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교회자금 3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홍도 목사(금란교회)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인과 관련된 사안은 절차와 윤리를 중요시해서 처리하겠다"고 전제한 후 "다만 사법당국이 교회의 특수성을 인정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7년 만인 올해부터 전임 감독회장제가 부활돼 서울연회 서대문지방 아현교회 담임목사직을 내놓은 신 목사는 감리회 규정에 따라 감독회장 임기가 끝나면 의무적으로 목사직에서 은퇴하고 원로목사로 남게 된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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