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감성이 2000년대에도 통할까. ‘철수와 미미의 청춘스케치’의 이규형 감독(47ㆍ사진)이 ‘DMZ, 비무장지대’로 오랜만에 영화판으로 돌아오자 많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너무 오랜만의 작품이니, 그를 향한 시선이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그의 마지막 연출작은 허영무의 농구만화를 원작으로 95년 제작한 애니메이션 ‘헝그리 베스트 5’. 이후 영화계를 떠나 일본 전문가로 변신했다. ‘일본을 읽으면 돈이 보인다’ ‘이규형의 닛폰ㆍ닛폰 분카’ 등 일본에 관련된 20여편의 책을 쏟아 놓았다.그가 충무로로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렸던 건 3년 전. 클론의 구준엽을 주연으로 내세워 ‘호텔 코코넛’을 만든다더니 한참동안 감감 무소식이었다. 중간에 제작비가 끊기고, 시나리오는 17번이나 바꿔 영화는 무산되는 듯 하더니 실미도의 일본배급을 맡았던 도에기사에서 뒤늦게 15억원 가까이 투자를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완성했다. 제목도 ‘DMZ, 비무장지대’로 바꿨고 주연도 뮤지컬 배우 박건형으로 교체됐다.
마침 중부전전 최전방 비무장지대의 철책선이 뚫린 터라 궁금증은 더한다. "사건이 나기 전에 이미 제목 변경심의를 신청했고, 사건 다음날 심의허가가 났으니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한다. 영화의 주 모티프는 북한 특수부대 침투요원이 DMZ의 3중 철책선을 뚫고 남북을 오간다는 내용. 이 감독이 전방 수색병으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직접 시나리오까지 썼다. 다음주 일본에서 프리미어를 갖고 이 달말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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