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대선은 베트남전이 이슈였던 1968년 선거 이후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두드러져 민주당의 케리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아직 최종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대선은 최대 1억2,100만명이 투표해 60% 안팎의 투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투표자수는 2000년 대선보다 최대 1,600만명 정도 늘었다. 선관위 당국자들이 "생전 처음 보는 투표 행렬"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의 열기는 유권자 등록률에서도 확인된다. 미 유권자연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유권자 등록률은 71%로 2000년 대선보다 3% 포인트 높았다. 린든 존슨과 배리 골드워터가 맞붙어 민주당의 존슨이 승리한 1964년(72.1%) 대선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30년 넘게 하락세를 보여온 18~30세의 유권자 등록은 지난 대선보다 143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얼마나 많이 몰고가느냐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판단한 공화·민주 두 당의 유권자 등록 운동도 투표율을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투표율 상승은 당초 케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젊은층이나 선거 무관심층이 대체로 민주당에 우호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유권자 동원에서도 노조나 시민단체 등 외곽지지 조직을 많이 가진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민주당보다 2배가 넘는 1억2,500만달러의 유권자 동원 자금을 쏟아 부은 공화당의 승리였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약 5,000명의 열성 조직원을 승패를 가른 오하이오, 플로리다 등 접전 지역에 보내 가가호호 방문하는 등 열성적인 투표 참여 및 공화당 지지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지난 수차례 대선에서 민주당 성향의 투표자(39%)에 늘 뒤지기만 했던 공화당쪽 투표자(35%) 비율이 이번에는 동률을 기록했다. ‘국가선거풀’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공화·민주당쪽으로 분류되는 투표자는 똑같이 37%다. 게다가 공화당 성향 투표자들의 부시 충성도는 지난 대선보다 2% 포인트 높아진 93%로 나타났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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