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일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는 한때 케리 진영이 오하이오주의 개표 결과를 끝까지 보겠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대혼란 양상으로 비화되는 듯 했으나 케리 후보가 선거 다음날인 3일 오전11시(이하 현지시각) 부시 대통령에게 패배 인정 전화를 걸어 법정소송 등큰 혼란을 면했다.부시 대통령은 3일 오후 3시 대선 승리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로써 부시 대통령은 향후 4년간 연임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 등 기존 정책의 영속성을 보장 받게 됐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과 5분여간의 전화 통화에서 "축하한다"면서 "다만, 미국이 너무 양분화해 우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한 뒤 "당신은 상대하기 힘들었지만, 가치있는 상대였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미국의 단합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3일 아침까지 부시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등 3개 주를 제외하고 개표가 완료된 47개 주와 워싱턴DC 가운데 28개 주에서 승리, 25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며 전국 총 득표율에서도 51%대 48%로 케리 후보에 앞섰다. 그러나 케리 후보측이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오하이주에서의 잠정투표 등의 미개표를 이유로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소동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지난 4년을 기다려온 우리는 하루를 더 기다릴 수 있다"면서 "모든 표가 계산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케리 후보측은 오하이오주에서 잠정투표와 부재자 투표를 개표하더라도 13만여 표의 격차를 뒤집을 수 없다고 최종적으로 판단,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4년전 고어 후보와의 대선에서 537표 차로 이겼던 플로리다 주에서 52%대 47%의 비교적 큰 차로 승리했다. 케리 후보는 최대 접전지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지키고 뉴햄프셔를 빼앗았다. 그밖의 주는 2000년 대선 때처럼 공화당과 민주당이 그대로 양분, 사실상 2000년 선거의 재판 양상을 보였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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