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의 팬이라면 2일 밤 TV 리모콘을 꽤나 괴롭혔을 터이다. 그가 밤 11시5분 나란히 방송된 KBS2 ‘상상플러스’와 SBS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에 동시에 나왔기 때문. 그녀의 출연은 말할 것도 없이 곧 개봉할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 홍보를 위해서였다.영화 개봉이나 음반 출시를 전후한 연예인들의 TV 오락 프로그램 순례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 동시 출연’은 뒷맛이 영 씁쓸하다. 더욱이 ‘…즐겨찾기’는 방송을 영화 홍보스케줄에 맞춰달라는 염정아측 요청에 따라 지난주 예고한 ‘개그맨 특집 2탄’을 뒤로 미루고 염정아 편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샀다. ‘…즐겨찾기’ 게시판에는 "개그맨 2탄을 보려고 일주일을 기다렸는데 황당하다 못해 짜증이 난다" "시청자와의 약속보다 영화 홍보가 더 중요한가" 등의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홍보성 TV 출연을 마냥 나무랄 수는 없지만,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은 문제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기보다 홍보에 몸 단 연예인들을 손쉽게 섭외해 시청률을 올리려는 관행은 오락 프로그램의 질 저하를 낳을 수 있다.
가뜩이나 닮은꼴 오락 프로가 범람하고, 몇몇 스타 MC가 지상파 3사 오락프로 진행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현실에서 초대손님의 겹치기 출연까지 더해져 ‘내용이나 얼굴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판이 높다. 2일 ‘상상플러스’에 나온 MC 이휘재와 탁재훈, 초대손님인 비와 김종국은 하루 앞서 방송된 SBS ‘야심만만’에도 함께 얼굴을 비쳤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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