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치러진 미국 상하원 선거도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새로운 스타 탄생과 거물의 몰락이라는 정치 파노라마를 연출했다.상원 34명, 하원 435명, 주지사 11명을 뽑은 이번 선거에서는 100명의 상원 의원 중 유일한 흑인으로 등록될 민주당의 바락 후세인 오바마(43·사진) 일리노이주 상원 의원이 단연 눈에 띈다.
오바마 의원은 7월 민주당의 보스턴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자’로 깜짝 발탁돼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기조연설은 ‘차세대 대권 주자’ 가 맡는 게 관례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칸소 주지사 시절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에서 기조연설을 했었다.
그는 당시 "아버지는 케냐, 어머니는 미국 캔사스주 출신이어서 오바마란 이상한 이름을 갖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인종의 벽을 허물어 미국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자"고 강조, 미 전역에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이후 그는 ‘흑인 클린턴’이란 별명을 얻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 때 인도네시아계 의붓 아버지 밑에서 자란 오바마는 비행청소년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95년 출간된 자서전 ‘인종과 상속’에서 그는 "하와이 해변과 자카르타 뒷골목을 떠돌며 술과 담배, 그리고 마약에 빠져 들었다"며 "청소년 시절 나는 그야말로 인생을 포기한 마약중독자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러나 목사 등의 도움을 받아 사회봉사 활동을 하면서 ‘인종의 용광로에서 내 꿈을 펼쳐야 겠다"고 다짐한 뒤 하버드 법대를 향해 무섭게 공부했다. 민권 변호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오바마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이 장점이다.
미역사상 5번째 상원 의원이 될 그는 이번 선거에서 플로리다 등을 방문, 존 케리 후보의 지원 유세에 더 열성을 보였다.
자신의 선거구 여론조사에서 역시 흑인인 공화당의 앨런 키스 후보를 45%포인트차로 앞섰기 때문이다. ‘미국의 첫 흑인대통령이 될 인물’로 꼽히는 오바마는 이날 "미국 국민은 똘똘 뭉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 선거에서는 할리우드의 미남 스타 조지 클루니의 아버지인 닉 클루니(공화)가 아들의 인기를 앞세워 선전했으나 당선에 실패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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