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콜금리 인하 등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힘입어 단순 반등을 넘는, 힘찬 상승을 보였던 증시는 900포인트 돌파에 실패한 이후 단기간에 800포인트 초반까지 급락했으며, 현재는 추가적인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대선후의 영향, 향후 유가의 향방에 따른 관망심리의 변화 등에 의해 국내 증시 역시 방향을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주가의 단기적 향방과 상관없이 장기적인 주식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이 장기 상승형 종목을 좋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이다.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현상이 있다면 단연 장기 상승형 종목이 은연중에 폭 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기 상승형 종목의 등장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경기변동에 크게 연동하지 않는 안정적인 실적 창출, 로열티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 독과점적인 시장 지배력 확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위상 증대 등이 그것이다. 즉 과거에 태평양, 농심, 유한양행 등을 장기 보유한 투자자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뒀듯이 앞으로도 이러한 종목들이 속속 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상승형 종목의 양산 조건과 관련해 미국 시장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최근 증시는 강세장의 초입이었던 1980년대 초반의 미국 증시를 연상시킨다. 종합주가지수가 90년대 내내 그랬던 것처럼, 다우지수도 70년대에는 1,000포인트 도전을 세 번이나 시도했지만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다가, 결국 83년부터 1,000포인트 벽을 넘어 강세장으로 진입했다. 당시에 금리가 급락하면서 뮤추얼펀드 시장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현재 우리 사정도 유사하다. 지금 절대금리 수준이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져 있고 이 와중에 국민연금의 투자확대, 적립식 펀드의 런칭, 기업연금의 도입 검토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드시 삼성전자나 포스코와 같이 세계적인 기업들일 필요는 없다. 이 밖의 많은 알짜 기업들이 부채비율이 낮은 상태에서 경기 변동에도 기업수익을 안정화할 수 있는 장치를 확보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시장 지배형 기업이나 세계시장에서 알아주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따라서 지금은 장기적 관점의 종목 특성에 중점을 두고, 주식을 한번 사면 최소한 몇 년을 그 기업과 함께 하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주식을 사는 것은 그 기업을 사는 것이다.
KTB자산운용 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