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 실습 나온 경찰관 교육생이 살인범을 붙잡아 화제다.중앙경찰학교 169기 교육생 최병국(25·사진)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경찰서 서강지구대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다. 지난달 4일부터 시작된 4주간의 실습 생활이 끝나는 마지막 날이었고, 이튿날 아침이면 실습 종료신고와 함께 대전의 집에 내려갈 생각이었다. 최씨에게 ‘잊을 수 없는 실습경험’ 기회가 온 것은 이날 오후 8시40분께. 지구대로 들이닥친 한 행인이 다급한 목소리로 "어떤 남자가 칼에 찔려 쓰러져 있다"고 신고한 것이었다.
지구대에서 함께 근무하던 신화철(45) 경사와 함께 밖으로 뛰어나간 최씨는 30c쯤 떨어진 곳에서 50대 남자가 왼쪽 가슴에 상처를 입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방금 범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 주위를 살피던 중 최씨는 한 남자가 인근 그랜드마트 쪽으로 흉기를 들고 걸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조용히 뒤쫓으며 기회를 노리던 최씨와 신 경사는 200c쯤 갔을 때 그 남자가 흉기를 외투 안주머니에 넣는 것을 보고 바로 덮쳤다. 신 경사가 범인을 뒤에서 꽉 안은 사이 최씨가 앞으로 달려들어 바닥에 쓰러뜨렸다.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조직적인 검거 작전에 범인은 곧 반항을 포기하고 말았다.
군 제대 후 경찰관의 꿈을 안고 6월 중순 충주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한 최씨는 "위험하다는 공포감은 없었고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면서 "시민들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