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의 메인 앵커 피터 제닝스는 2000년 11월3일 미국 동부시각 새벽 2시15분 미 대선 개표 방송 중 "차기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재앙이 없는 한 부시 후보가 될 것"이라고 보도를 했다. 그 후 그는 35일간 대법원이 승자를 가릴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CBS의 댄 래더는 "플로리다 주의 승자는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라고 보도했다가 뒤늦게"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정정보도를 내야 했다.
4년 전 엄청난 망신을 당한 미국 언론사들이 올해에는 출구조사 발표 방식을 바꾸었다. abc 등 주요 5개 방송사들과 AP는 ‘국가선거풀’을 설립했다. 2000년 당시 구성한 컨소시엄 ‘투표자 뉴스 서비스’가 출구 조사와 개표 합계를 동시에 맡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출구 조사를 미토프스키 인터내셔널과 에디슨 미디어리서치에게 맡기고 개표 합계는 AP통신이 독점으로 발표하게 된다.
출구 조사는 1,000곳의 투표소에서 매 다섯번째 투표자중 한 사람씩 1만 명을 골라 조사한 결과와 부재자 투표자 등에 대한 전화 조사 등을 토대로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출구 조사는 이라크전 등으로 부재자 투표가 많은데다 박빙의 승부로 유권자의 협조가 쉽지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서머 타임 해제후 2개의 시간대를 사용하는 주에 대해서는 그 주의 투표가 마감되기 전까지는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2000년 플로리다의 경우 이 주의 서북부는 동부 시각이 아닌 중부 시각을 사용, 서북부 투표 마감전 결과 예측치가 나온 것이 혼선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었다.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최종 발표도 조심스러워 졌다. abc 등 주요 방송들은 후보간의 출구 조사 득표율 격차가 1% 미만일 경우에는 승자를 예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에는 많은 유권자들이 부재자 투표와 잠정투표에 나서 개표결과의 최종 집계까지는 며칠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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