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훨씬 초과해 일반기준에 비해서는 1,000억달러,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비상시 대비 적정수준 보다는 300억달러나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한국채권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외환보유고 적정관리 수준과 외험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부채를 감안한 적정 외환보유액은 747억달러로 나타났다. 대외부채를 기준으로 하는 적정 외환보유액 산정은 가장 일반적인 평가 방법인데, 대외부채는 1년 만기 단기외채와 1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중장기 외채의 합계액을 말한다.
일반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1,554억달러)은 적정 수준을 807억달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10월 말 현재 보유외환(1,783억달러)을 기준으로 하면 초과규모가 1,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비상시, 즉 경기 침체로 자본의 해외유출이 급격히 늘고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수준에 달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적정 수준을 300억달러나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연구원은 연간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였던 1996년의 261억달러에 달하고, 국가신용도가 외환위기 직후 수준까지 하락해 통화량의 4.2%가 해외로 유출되더라도 지난해 말 현재 1,417억달러의 외환보유액만 확보하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채권연구원은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은 유동성은 높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산에 과잉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보유외환의 수익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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