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목회자 5명이 선교활동을 이유로 외국인 참수가 횡행하고 있는 이라크에 무단입국했다 되돌아 왔다. 외교통상부는 지난달 28일 선교 목적으로 이라크에 입국했던 김모(50·목사)씨 등 목회자 5명이 정부의 권고와 설득에 따라 최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김씨 등 2명은 지난 4월 한국인 목사 8명이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될 당시 이라크에 함께 들어간 일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는 이들 5명이 재차 이라크에 입국할 가능성에 대비, 출국금지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김씨 등은 28일 시리아를 경유해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했으나 비자서류를 갖추지 못해 요르단으로 강제출국 당했으나 29일 요르단 국경을 넘어 이라크로 들어갔다. 처음 도착한 모술에서 "한국인이 온다는 정보가 테러세력들에 퍼져 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납치될 것이니 돌아가라"는 현지인 목회자의 말을 듣고 이들은 바그다드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바그다드에서도 "테러리스트들이 알면 우리도 위험해진다"는 호텔들의 숙박거부로 숙소를 구하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라크에 입국할 때 아랍세계에서는 금기시하는 붉은 색에 태극기가 선명한 복장을 착용, 스스로 테러에 노출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가 죽으면 시신을 실험용으로 써 달라’는 내용과 ‘순교자 ○○○’라는 글이 적힌 목걸이까지 패용하고 있었다.
현지 대사관에서는 29일 이들의 무단입국 사실을 포착하고 바그다드 숙소에서 이들을 설득해 출국토록 했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이라크 재입국이 가능한 시리아행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규 외교부 재외국민영사국장은 "위험지역의 무단입국을 제지할 법적 수단이 없어 재외국민 보호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재외국민 보호법이나 여권법을 개정해 실효적인 강제수단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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