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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으로 돌아온 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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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으로 돌아온 휘 성

입력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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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가수들은 2,3년 걸려 음반을 만드는 것이 보통인데, 저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짧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휘성(22)이 3집 ‘포 더 모멘트’(For The Moment)로 1년여 만에 팬들을 다시 찾았다. 휘성의 음악에 대한 욕심과 노력은 유별나다. 주변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고 동료들이 부러워하는 그 유별남은 그가 반짝 스타가 아니라 뮤지션으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힘이다. "어렸을 적부터 지기 싫어하는 구석이 있어요. 무리 속에서 도태되기는 정말 싫거든요. 우두머리가 되지는 못해도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그런 그에게 이번 3집이 성에 찰까. 그의 얼굴은 반은 만족스러우면서도, 반은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솔직히 통일성이 부족한 음반이에요. 1, 2집보다 제 욕심을 많이 담으려고 했지만, 제 색깔이 오롯이 배어난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는 이번 음반을 팬들이 선택해주지 않는다면 다음 기회는 없다고 보았다. 대중가수라면 대중들의 입맛도 맞춰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발라드를 3곡 수록했다. "제 욕심과 대중성 모두 충족 시키려고 했어요. 이번 음반이 4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봐요."

음반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불안감. 깊은 불황의 늪에 빠진 음반시장에서 3집을 내기가 너무 두려웠다고 한다. ‘어려울수록 변해야 살아 남는다’는 압박감도 그를 괴롭혔다. "음악에 대한 생각, 외모, 목소리, 음악 스타일 등을 최대한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3집은 ‘인트로’부터 색다르다. 격렬한 랩과 아카펠라를 배경으로 한 휘성의 보컬은 이전보다 한결 부드럽게 다가온다. ‘탈피’는 2집 히트 곡 ‘위드 미’(With Me)를 연상시키는 곡. 약간 유행을 벗어난 듯하지만 강렬한 멜로디가 귀를 끌어당긴다. ‘누구와 사랑을 하다가’ ‘내 눈물보다’ ‘하나가 더해진 생일’은 부담감 없는 발라드. 힘을 뺀 목소리가 좀 단순한듯 하지만, 부드러운 창법이 의외로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타이틀 곡 ‘불치병’은 힙합비트와 현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댄스 곡. 가벼운 리듬이 의외로 강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2집에 이어 수록된 2개의 ‘스키트’도 이색적이다. "음악을 듣다가 좀 쉬어가라는 생각과 독특한 색깔을 내보자는 의도로 집어넣었어요. 외국에서는 많이 사용하는데, 국내 팬들이 어색해 할 것 같아 조금은 코믹한 내용을 담았어요."

개인적으로는 ‘탈피’와 ‘아우트로’에 애착이 간다는 휘성은 이제야 자기 목소리를 찾아가는 첫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미국 R&B 가수 시스코 등을 존경하며 따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 사람의 틀에 갇히게 된다는 것을 얼마 전에 깨달았어요."

해외 유명 뮤지션의 그늘을 벗어난 그는 앞으로 팬들에게 더 많은 것을 들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 스스로 저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요. 앞으로 누구보다도 잘해 낼 자신이 있습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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