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의 야당 폄훼 발언으로 인해 계속되고 있는 국회 파행은 이 총리와 여당이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회 파행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지만, 진정으로 국민을 의식한다면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을 거두고 먼저 국회 정상화를 강구하는 것이 온당하다.천 대표는 한나라당이 정부를 향한 좌파공세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총리도 좌파론을 펴는 한나라당에 선행 책임을 돌리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국회를 공전시켜도 된다는 합당한 이유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 문제가 정부 여당에게 그렇게 중요하다면 그럴수록 국회라는 장내에서 따져야 한다. 또 야당의 지적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면 국회에서 정책적으로 이를 증명하는 것이 집권여당이 취해야 할 바른 방식이다.
열린우리당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이 어제 정식발족하면서 "신중한 국정운영과 여론 존중의 정치"를 다짐한 것을 여권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당내 한 분파로서의 안개모가 내부 역학관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관심 밖이다. 그러나 강경 개혁노선에 대해 중도 균형을 추구하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 공식화하는 것은 그럴 만한 배경과 충분한 원인이 있다고 본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 총리의 각성이 있어야 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여당이 나서 노력해야 한다.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따지더라도 총리가 정국을 뒤엎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투쟁 일변도의 분위기가 여권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론과 순리, 국민이 원하는 바를 좇는 이성의 정치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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