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와 재계, 금융권 등에서 노무현(1966년 졸업ㆍ53회) 대통령의 모교인 부산상고 동문 인맥이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건교부는 1일 대한주택공사 사장에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사장을 지낸 한행수(50회)씨를 임명했다. 열린우리당 재정위원장인 한씨는 전문성을 인정 받았으나 쟁쟁한 공모신청자 28명을 제쳤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부산상고 출신 인사들은 본래 경제계에 널리 퍼져 활약해왔지만 참여정부 들어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이다. 청와대에서는 ‘부상(釜商)’ 인맥이 비서관급에서만 3명에 이른다. 관계에서도 부산상고 동문들이 서서히 요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직은 부산상고 인맥이 우려할 정도로 커넥션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참여정부 들어 주요 인맥 중 하나로 등장한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 7월 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선배인 윤광웅(48회)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국방부장관에 임명했다. 해군 출신인 윤 장관은 국방 개혁의 적임자로 인정을 받았으나 대통령과 고교 동문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각에선 ‘연줄 인사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년 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된 오정희씨는 대통령의 고교 1년 후배이고 총리실에서 청와대 혁신관리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차의환씨는 노 대통령의 동기 동창이다. 권찬호(62회) 청와대 제도관리비서관과 홍경태(61회) 총무비서관실 행정관도 부산상고 출신이다. 홍씨는 노 대통령이 운영했던 생수회사 ‘장수천’ 대표를 지냈다. 검찰에서는 서울고검 손진영(57회) 형사부장이 대표적인 부산상고 인맥이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 부총재보에서 지난해 부총재로 승진한 이성태(51회)씨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씨는 서울대 상대 수석입학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어서 학맥 인사란 소리를 듣지는 않았다. 재계에서는 우선 삼성의 이학수(52회) 구조조정본부 부회장이 눈에 띈다. 1997년부터 8년째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은 노 대통령의 고교 1년 선배로 부산상고 총동창회장을 지냈다.
‘엔크린’이란 휘발유 브랜드를 처음으로 도입한 SK 황두열(49회) 상임고문과 SK㈜ 신헌철(51회) 사장, 금강고려화학 정종순(49회) 고문, 포스코건설 박득표(43회) 고문 등도 부산상고 출신. 동국산업 장상건(41회) 회장, DHL코리아 배광우(43회) 사장, 호텔롯데 오용환(45회) 사장, 문병욱(57회) 썬앤문그룹 회장 등도 부산상고를 나왔다. 금융계에서는 김지완(51회) 현대증권 사장, 옥치장(51회) 증권거래소 감사, 김대평(56회) 금융감독원 은행검사2국장, 안시환(45회)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이수희(55회) 증권예탁원 감사 등이 부산상고 인맥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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