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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을비 우산속… 현대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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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을비 우산속… 현대가 웃었다

입력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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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바꿔가며 치러진 사상 초유의 마라톤시리즈. 천신만고 끝에 결승 테이프를 끊은 팀은 현대였다.현대는 1일 잠실에서 수중전으로 치러진 200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종 9차전에서 삼성의 끈질긴 추격을 8-7로 힘겹게 따돌리고 4승(3무2패)에 선착,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 샴페인을 터트렸다. 1996년 창단 이후 1998년, 2000년에 이은 4번째 우승, 2연패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7게임에 등판, 3세이브를 올린 현대 조용준은 최우수선수(상금 1,000만원)에 선정됐다.

3번의 무승부와 1번의 연장전, 9경기 84이닝을 내달린 양팀의 마지막 혈투는 경기 내내 줄기차게 내린 가을비에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경기의 승패는 삼성의 초반 대량 실점으로 쉽게 결판이 나는 듯 했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선 삼성 선발 김진웅. 하지만 이번 시리즈 2경기에 등판, 11이닝 동안 단 5안타(1승) 만을 내주는 호투로 한껏 달아올랐던 김진웅의 어깨는 불행히도 찬 비에 젖어 있었다. 1회초 심정수의 타격 때 공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포수 키를 훌쩍 넘기는 폭투를 던질 때부터 불길했다.

제구력을 찾지 못한 채 2회초 선두타자 이숭용을 볼넷으로 내준 김진웅에게는 설상가상 전근표의 타석 때 비에 망가진 마운드를 정비하기 위해 6분 이상 경기가 중단되면서 투구 리듬이 끊어진 것도 치명적이었다. 김진웅은 곧바로 전근표의 우전 안타에 이어 박진만 채종국 송지만에게 추가 안타를 내주면서 1-4로 역전을 허용, 조기 강판 당했다. 선발 마운드가 무너지자 흐름은 완전히 현대쪽으로 흘렀다. 집중력이 떨어진 삼성은 이후 포수 진갑용의 2루 악송구와 양준혁의 실책까지 겹치는 바람에 4점을 더 내주면서 자멸했다. 2회 현대의 7점차 리드. 2년 만에 왕좌 복귀를 노리는 삼성의 거센 반격에 경기 양상은 9회말 종료 사이렌이 울릴 때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숨가쁜 혼전의 연속이었다.

4회 3점, 6회 1점, 8회 1점을 더 보태면서 2점차까지 따라붙은 삼성의 9회말 마지막 공격. 김한수의 볼넷과 김대익의 우전 안타로 만든 2사1,2루의 기회에서 신동주의 내야 플라이를 유격수 박진만이 떨어뜨리면서 1점차로 좁혀지는 순간 이미 시간제한(4시간)을 넘긴 두 팀은 또 다시 무승부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듯 했다. 하지만 현대 조용준은 후속 타자 강동우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어느해보다 뜨겁고 길었던 가을축제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김혁기자 hyukk@hk.co.kr

■MVP조용준-12이닝…방어율 0

현대의 승리는 마무리 조용준(25)의 손끝에서 나왔다. 조용준은 한국시리즈 9차전 직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룬 현대는 지난해 정민태에 이어 2연 연속 투수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배출하게 됐다.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 투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1999년 한화 구대성(현 오릭스)에 이어 두번째다.

조용준은 한국시리즈에서 12와 3분의1이닝 동안 8안타 2실점(방어율 0)으로 3세이브를 기록해 구원투수로서는 완벽한 성적을 올렸다. 조용준은 현대가 6-2로 승리를 거둔 1차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7차례나 마운드에 올라 승리 또는 무승부를 지켜냈다. 특히 마지막 9차전에서 8회 등판한 조용준은 쏟아지는 폭우속에서 유격수 박진만이 내야 뜬공을 놓쳐 1실점(비자책)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대타 강동우를 1루 땅볼로 잡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조용준은 "세번의 무승부 등 혈투끝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동료들 덕분"이라며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현대 김재박 감독 우승 소감 2차전 극적 무승부서 勝運

"항상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현대 김재박(49·사진)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9차전을 승리로 이끌며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김재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너무 힘들었다. 그라운드가 젖어있는데다 실책이 많아 불안했는데 조용준이 잘 막아줘 이길 수 있었다."

-삼성과 3차례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역시 삼성은 강팀이다. 매번 정말 어려운 레이스를 펼쳤다."

-가장 고비는.

"비겼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다. 당시 뒤지다가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수훈 선수를 꼽는다면.

"조용준이 잘했지만 신철인이 없었다면 우승이 힘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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