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점심시간 근무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공무원 토요 격주휴무제 시행으로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점을 감안, 동절기 근무시간을 1시간 연장키로 한 데 대한 반발이다. 경기·광주·부산지역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소속 일부 공무원들이 점심시간 휴무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 25일부터는 서울 시내 17개 구청 민원담당 부서가 참여했다. 다음주에는 서울 시내 나머지 구청까지 동참할 예정이다.민원인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원을 처리하는 직장인이나 맞벌이 부부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급한 민원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거나 공무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한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도 네티즌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우리도 하루 8시간 노동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입 안에 밥알을 물고 제대로 소화시키지도 못한 채 민원인을 상담해 왔다"고 하소연이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무작정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 해도 대민서비스의 최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의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 얼마 전 전공노 청주시지부가 시의 동절기 근무연장 조례개정 방침에 항의해 시장을 개에 비유, 패러디해 거센 비난을 산 적도 있다.
공무원의 존립근거는 국민에 대한 봉사다. 더욱이 지금이 어떤 때인가. 온 국민이 유례없는 경제불황과 실업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 않은가. 이런 때일수록 공무원들은 공복의식을 잊어서는 안된다.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도 남의 일처럼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온라인 민원서비스를 확대해 주민들의 이용도를 높이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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