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비판할 수 있는 한국 언론은 이라크 언론의 ‘본보기’라고 생각합니다"이라크 바그다드대 영화학과 교수이자 언론인인 하무디 자심 하무드(48·사진)씨가 28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주최하는 ‘제4회 퍼블릭 액세스 시민 영상제’ 참석차 방한했다. 이라크 영화제작협회 회장이기도 한 하무드씨는 작년 후반부터 반(反)후세인 정치세력이 만든 일간지 ‘알 모스타기라’에서 기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독재의 압제에서는 벗어났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미군의 보도 통제로 이라크 언론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미군이 이슬람 사원을 공격하거나 사막에 사는 베두인족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가 많이 있는데 멀리 떨어진 현장에 기자들을 보낼 출장비가 없어서 보도를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무드씨는 "시민단체 활동이 활발해 퍼블릭 액세스(언론에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 주기를 요구하는 것) 개념이 널리 알려져 있는 한국의 상황이 너무 부럽다"며 "이라크 사람들은 TV는 물론 전기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아 통제된 보도나마 접할 기회가 적다"고 말했다.
1993년부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큐멘터리를 주로 찍어 온 하무드씨는 "나는 영화인이기도 하지만 언론인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더 좋다"며 "이라크에도 어서 빨리 사실을 가감 없이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29~31일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 내 ‘오재미동’에서 열리는 영상제에 참석해 제자들이 찍은 영화를 소개한다.
글·사진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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