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왜곡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한중 간 뜨거운 논란이 일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그 동안 북한과 중국에 있는 고구려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동시에 등재되어 새삼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동북공정에 대한 남북한과 중국의 마찰과 논란은 외교적으로는 일단 봉합된 상태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역사전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그 가운데 유네스코 소속 국제 문화재 전문가들이 최근 고구려 고분이 한민족의 유산임을 확인하는 권고안을 발표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무니르 부쉬나키 유네스코 사무총장보와 마이클 펫젯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회장의 권고안 발표는 사실적(史實的)으로 지극히 합당하고 객관적인 내용이다. 권고안은 ‘한민족의 풍부한 과거를 표현하고 있는 고구려 고분의 탁월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권고안은 한중일 학자들이 다수 참석한 서울의 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채택되었다.
세계문화유산을 관장하는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고구려 고분이 한민족 유산임을 문서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는 고구려사를 중국의 과거 변방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의 부당성을 그들이 인정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정책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이번 심포지엄처럼 고구려사가 우리 것임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기회를 계속 축적해 가야 할 것이다.
근래 북한 학자들이 북한 내외에서 중국의 역사 왜곡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 가고 있다. 고구려 유적 대부분이 북한과 중국에 산재해 있는 만큼, 유적연구와 보존을 위해 북한과 협력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또한 서울 용마산 보루와 경기 아차산 보루 등 남한의 고구려 유적 발굴과 보존에도 한층 힘을 기울여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