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말만 듣고 부당광고행위 논란이 일고 있는 고가 수입 독감 백신을 맞은 환자가 의사를 고소했다.28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서울 은평구 Y소아과에서 독감 주사를 맞은 손모(35)씨는 21일 이 병원 L원장과 간호사 C씨를 사기 및 부당의료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서 손씨는 "담당 의사와 간호사가 2만5,000원짜리 수입 백신의 독감 예방 효과가 1만5,000원짜리 국산보다 길게 지속되고 면역력도 높다고 설명해 이를 맞았다"며 "간호사의 말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와 언론 보도에서 접한 뒤 병원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고 차액 환불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다"며 "의약계 종사자들이 이런 점을 이용하여 환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비싼 처방을 하는 ‘관행’을 참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민에게 피해를 주는 이런 관행에 대해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보건복지부, 식약청 등 관계 당국도 문제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원장은 "별 할 말이 없다"며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20일 일부 외국계 제약 회사들이 자신들이 만든 고가의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효과가 좋다는 홍보물을 일선 병·의원에 배포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차이가 없다며 환자들이 주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