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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48> 실비어 플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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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48> 실비어 플래스

입력
2004.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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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10월27일 미국 시인 실비어 플래스가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1963년 런던에서 졸(卒). 플래스는 여성 특유의 내면적 감정과 고통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고백적 시편들로 현대 페미니즘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시인이지만, 그의 명성이 더 크게 신세지고 있는 것은 영국 시인 테드 휴즈와의 결혼생활과 비극적 죽음이다.플래스는 서른한 살에 가스오븐에 머리를 박고 자살했다. 밖으로 떠도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시 쓰기의 부진에서 온 절망이 자살의 이유로 추정되지만, 어려서부터 여러 차례 자살 기도를 되풀이한 데다 그의 시에도 자살을 다룬 것이 많아 플래스가 평범하게 늙어갈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플래스의 자살은 폭압적 남성성에 질식한 순교자의 이미지를 그에게 입혔고, 이내 그의 이름은 페미니즘의 강력한 아이콘이 되었다. 그리고 남편 휴즈는 아내를 버린 이기적 남편으로 페미니스트들의 공격 표적이 되었다. 그러나 플래스 사후에 출간된 그의 일기를 보면, 플래스의 불행한 삶이 꼭 여성이라는 소수자적 지위에서 온 것만은 아닌 듯하다. 18세부터 죽기 직전까지 기록한 이 일기에서 드러나는 플래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자기혐오가 버무려진 모순적 인격체다.

보스턴대학의 저명한 생물학자 오토 플래스의 딸로 태어난 실비어는 스미스대학을 졸업하고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케임브리지대학에 유학하던 중 휴즈를 만났다. 두 아이를 둔 이 부부는 플래스 생전에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플래스가 자살하기 5개월 전부터 별거 상태였다. 플래스는 생전에 시집 ‘거상(巨像)'(1960)을 냈고, 그의 사후에 ‘에어리얼'(1968) ‘물을 건너며'(1971) ‘겨울 나무들'(1972) ‘시 모음'(1982) 등의 유고 시집이 나왔다. ‘시 모음'은 1982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내일의 이 난 주인공은 플래스의 남편 테드 휴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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